크리슈나무르티.

학교에 행사가 있을 때마다 왜 그렇게 많은 부자들, 유력 인사들이 초청을 받고 학교로

별관신사 2014. 5. 28. 02:43

학교에 행사가 있을 때마다 왜 그렇게 많은 부자들, 유력 인사들이 초청을 받고 학교로
옵니까?

크리슈나무르티: '여러분' 생각은 어떻습니까? 여러분은 아버지가 유력 인사면 좋겠다는
생각을 않습니까? 여러분의 아버지가 국회 의원이 되거나, 아버지 이름이 신문에 난다면
여러분은 자랑스럽지 않겠습니까? 여러분을 아주 큰 저택에 살게 해 주거나 유럽에 갔다가

궐련을 뻑뻑 빨면서 귀국하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지 않겠습니까?
잘 들으세요. 돈 많은 사람, 권력 있는 사람들은 기관에 아주 유용하게 쓰입니다. 기관이
아첨하면 이들은 기관을 위해 뭐든 해 줍니다. 그러니까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것이지요.

하지만 문제는, 왜 학교 행사 때마다 요인들을 초청하느냐, 이게 아닙니다. 문제는, 왜 여러분
역시 요인이 되기를 바라느냐, 왜 돈 많은 집, 유명한 집에 시집가고 장가들고 싶어하느냐,
왜 잘생긴 사람과 결혼하고 싶어하느냐, 이것 아닙니까? 여러분은 모두 거물이 되고

싶겠지요. 그러나 이런 욕망이 이는 순간 여러분 속에서 부패의 씨앗이 싹틉니다. 내 말 무슨
뜻인지 아시겠어요?
잠깐, 왜 학교는, 가난한 사람도 많은데 하필 부자들만 행사에 초청하느냐는 질문은 접어

둡시다. 여러분에게 묻겠습니다. 가난한 사람, 시골 사람 가까이 앉고 싶은 사람 있습니까?
산야시가 남의 눈에 돋보이려고 딴 사람들을 밀치면서 앞자리로 나오는 걸 본 적 없습니까?
우리는 너나없이 돋보이기를, 인정받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참 바라문은 다른 사람에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습니다. 교만해서 요구하지 않는 게 아닙니다. 자신이 홀가분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모두 이 홀가분한 상태를 잃어 버렸습니다.
알렉산더가 인도에 원정 왔을 때의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인도를 정복한

알렉산더는, 인도 땅에 질서가 잘 잡혀있고, 사람들이 모두 정직하고, 청렴한 데 놀라, 나라를
이렇게 다스린 재상을 만나보고 싶어했습니다. 왕은, 재상이 바라문으로서 낙향한 지
오래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자 알렉산더는 사람을 보내어 그를 청해 오게 했습니다. 왕이

사람을 보냈지만, 바라문은 누구에게도 나서고 싶지 않다면서 나오지 않았습니다. 불행히도
우리는 모두 이런 정신을 잃어 버렸습니다. 내면이 비어 있어서 미련하고 슬픈 우리는
정신적으로는 거지들입니다. 우리는 누군가가, 혹은 무엇인가가 우리를 살찌우고, 우리에게

희망을 주고, 우리의 삶을 버티어 줄 것을 바랍니다. 우리가 정상적인 것을 추하게 만들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어떤 건물의 정초식에 높은 관리가 와서 주춧돌을 놓아주는 거야 어떻습니까? 이 일

자체는 나무랄 게 없지 않습니까? 그러나 구역질이 나는 것은 그 배후에 도사리고 있는
정신입니다. 여러분은 좀처럼 시골 사람을 찾아가지 않지요? 그들과 말도 하려 들지 않고,
그들의 삶을 느끼려고도 하지 않지요? 여러분은, 그들이 하찮은 음식만 먹고도 쉬지 않고

매일 일한다는 것도 모릅니다. 그러나 내가 몇 가지 점을 지적해 주었다고 해서 여러분은
벌써 이것으로써 남을 비평하려고 합니다. 빈둥거리면서 남을 비평하지 마세요. 쓸데없는
짓이니까요. 가서, 시골 사람들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살펴보고, 그들을 위해 뭔가를 해

보세요. 나무를 심는 것도 좋고,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고, 이곳으로 초대하는 것도
좋고 아이들과 놀아 주는 것도 좋습니다. 그러면 여러분은 사회가 달라지고 있다는, 참
예사롭지 않은 느낌을 맛볼 수 있을 것입니다. 달라질 수밖에요. 이 땅에 사랑이 오고갈

테니까요. 사랑이 없는 사회는 강이 없는 벌판과 같습니다. 강 없는 벌판이야 그게 사막이지
어디 벌판입니까? 그러나 강이 있으면 벌판은 풍요롭습니다. 그리고 아름답습니다 우리들
대부분은 사랑을 모르고 자랍니다. 우리가 이 사회를, 사회 안에 사는 사람들만큼이나

사악하게 만들어 놓은 건 바로 이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