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상에서는 무위의 생활에 의해서 내적 진보를 이룩할 수가 없다.
가령 수도원 생활이 다만 명상에 잠기는 것이라면 그것은 큰 잘못이다.
또 일반적으로는 많은 이른바 국내 은둔파들의 잘못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먼저 스스로가 그리스도를 통하여 신과 바른 관계에 들어감으로써
<지상의 천국>에 이르러야만 한다. 그러나 자기가 그것을 실현했으면 그
다음은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로 거기에 도달하도록 도와 주어야만 한다.
이것이 곧 <산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 후자는 너무 서둘러서는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장님이
절름발이의 손을 이끌다가 둘 다 구멍에 떨어지는>격이 되기가 쉽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