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의 관계에서는 무엇보다도 우리 쪽에서 먼저 철저하게 성실해야
하는 것이다. 신앙이 크게 흔들린다거나, 더 나아가 신에 대한 배신이 있어도,
그 후에 회개가 이루어진다면 그래도 용서받지만, 쌀쌀한 무관심이나,
단지 의무를 다할 뿐인 형식주의는 결코 용서받지 못한다.
이것은 인간끼리의 진정한 우정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다만 의무감만으로는
그 우정이 유지되지 못하는 것이다.
현대의 모든 교회의 큰 결함이 바로 이 점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확실히 어떤 다른 외적 방법을 가지고서도 해낼 수 없는 그런 역할을
여전히 잘 해내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교회가 당연히 할 수 있는 최고의 것,
최선의 것을 행하고 있다고는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