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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시 선언문. 오세영.

대지에서 태어난 인간은 결국 대지로 돌아가는 존재이다. 그러므로 대지는 내 자신이자 어머니이며 나의 현주소이자 나의 고향이다. 그 부드럽고 찰진 흙은 내 살이며 졸졸졸 맑게 흐르는 물을 내 피이며 아름답게 우거진 수목 들은 내 머리털이며 밀물과 썰물로 나드는 푸른 바다는 내 심장이며 찬란하게 빛나는 하늘은 내 영혼이다. 자연의 모방으로 만들어진 시는 결국 자연의 재창작물이다. 그러므로 자연은 시의 어머니이며 시의 현주소이자 시의 고향이다. 그 순결하고 다양한 토양은 시심이며 유장하게 흐르는 강과 시내는 시의 상상력이며 황홀하게 피어나는 꽃과 나무들은 시의 수사학이며 밀물과 썰물을 반복하는 파도는 시의 율격이며 허공을 밝게 비추는 태양은 시의 이념이다. 인간을 홀로 살 수 없다. 그래서 더불어 사는 존재라..

韓國의 詩. 2020.08.11

조건적인 마음으로 세상을 보면.

반대에 귀를 기울이되 너무 신경쓰지 말라. 조건적인 마음으로 세상을 보면 모든것이 불만 투성이다. 아무리 좋은 조건일지라도 뭔가 트집을 잡아 사람들은 불평을 하기 마련이다. 마음을 비우고 보면 세상은 아름다울 뿐이다. 삼라만상의 모든 자연이 아름다운데 소우주인 인간의 아름다움을 어찌 자연에 비하겠는가. 오쇼라즈니쉬.

바로크 음악.

바로크(barock)라는 말의 뜻은 무엇일까? 혹시 우리들이 잘 아는 록(rock) 음악과 관련이 있는 것일까? 하지만 그렇지 않다. 본래 포르투칼 어로 일그러진 진주(barroco) 라는 뜻이였으나 18세기 말엽에 과장된 작품성향을 일컽는 말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바로크음악은 흉하고 기형적인 음악 이라는 좋지 못한 뜻이 내포된 명칭이라 할 수 있다. 그리스 예술의 균형미나 부흥을 표방한 고전주의적인 르네상스 예술의 입장에서 보자면 오늘날 바로크라고 불리는 16세기 후반부터 시작되는 새로운 예술은 품위가 없어 보이기도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바로크라는 어휘는 점차 전반적인 한 시대의 문화를 뜻하는 말로 확대 해석하기에 이르렀고 마침내 긍정적인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1600년부터 1750년 까..

음악 이야기. 2020.08.10

성(性).

한 인간의 전 생애를 통한 모든 사랑의 행위 태도와 그 충동은 원초적인 성 에너지의 개화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종교와 문화는 성에 반대하도록 인간의 마음 속에 독을 삽입하였다. 그리하여 그것은 갈등과 인류의 전쟁을 야기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 인간을 자신의 원초적인 에너지와의 투쟁으로 몰아 넣었던 것이다. 이것은 비극이다. 가장 아름답고 가장 신선해야 할 성이 비극의 무기가 된 것이다. 인간은 자신의 성 에너지와 싸우도록 강요되어 왔다. 또 인간은 자신의 성 충동에 반대하도록 오랜 세월에 걸쳐 가르쳐져 왔던 것이다. 성욕은 독이다 그러므로 그것과 싸워야 한다. 인간의 이와같은 억압된 소리속에서 가르침을 받고 살아온 것이다. 마음은 인간속에 존재한다. 성 또한 인간속에 존재하고 있다. 그런데 인..

구분의 오류.

화가는 그리을 그릴 때 흰색을 부각시키기 위하여 어두운 배경을 배치한다. 어두운 배경에 비쳐 흰선이 분명하게 보인다. 이처럼 흑을 두려워하는 자는 백에 도달할 수가 없다. 백을 두드러져 보이게 하는 것은 흑이라는 것을 모르는 소치이다. 마찬가지로 화려하게 피는 장미의 둘레에는 가시가 있다. 가시를 겁내면 장미의 아름다움에 도달 할 수 없다. 가시로 부터 계속 피해 달아나고 있는 자는 장미꽃으로 부터도 저지당하고 멀어질 뿐이다. 물이 무서우면 물 속에 들어갈 수 없다. 하물며 어떻게 물을 점령할 수 있겠는가? 오쇼 라즈니쉬.

가족간의 사랑에 대하여.

부부사이에도 묵계만 있고 사랑이 없다면 과연 어떠한 삶이 이루어 질 것인가? 남편을 사랑하지 않는 아내가 자신의 자식을 사랑하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산이다. 아내는 남편을 사랑하는 것과 같은 정도로만 자식을 사랑할 수 있다. 왜냐하면 자식은 남편의 반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남편에 대한 사랑이 없다면 어떻게 자식에 대한 사랑이 있을 수 있겠는가? 그러면서 어떻게 자식에게 어머니와 아버지를 사랑해 주기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부모 아내 자식 형제 자매 친구를 사랑하고 있다고 서슴없이 말한다. 그러나 삶은 전체적으로 관찰해 보면 삶에는 한조각의 사랑도 존재하지 않음을 볼 수 있다. 가족은 삶의 한 단위이다. 아울러 세계는 하나의 대가족인 것이다. 그러나 가족 생활은 상호간의 비..

들쥐와 파랑새.

파랑새 한마리가 여름동안 나뭇가지에 앉아서 아름다운 노래를 불렀다. 머지않아 다가올 겨우살이 걱정도 하지 않고 평화와 행복을 노래를 부르고 또 불렀다. 바로 가까운 이웃에 들쥐 한마리가 살았는데 날이면 날마다 옥수수밭 보리밭을 들락거리며 온갖 곡식을 몰래 끌어다 곳간에다 쌓았다. 하느님이 파랑새의 몫으로 정해놓은 빨간나무 열매 마져도 어느새 날쎄게 훔쳐다 쌓았다. 어느덧 여름이 가고 겨울이 왔다. 허기진 파랑새는 들쥐를 찿아가서 자기 몫이 였던 나무열매 한 알이라도 돌려주기를 간청 하였다. 들쥐는 아주 냉정하게 거절하였다. 추위와 굶주림에 지쳐버린 파랑새는 마침내 날개를 접고 죽어갔다. 들쥐는 곡식이 가득한 곳간에서 배불리 먹고 마시며 뒹굴었다. 그러면서 가끔 멀리서 들려오는 파랑새의 노랫소리를 무심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