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윽고 우리는 가라 앉을 것이다. 차디찬 어둠 속으로
너무나도 짧은 우리의 여름날 그 강렬한 밝음이여 안녕히
불길한 충젹을 전하며 안마당 돌 블록위에
던져지고 있는 모닥불 타는 소리를 나는 벌써 듣는다
이윽고 겨울 그것이 내 존재에 돌아 오리니 분노와 증오와
전율과 공포와 강제된 쓰라린 노고
그리고 북극의 지축에 걸린 태양과 같이
나의 심장은 이제 언 붉은 한덩어리에 지나지 않게 되리라
던지며 떨어지는 장작더미 하나하나를 나는 떨면서 듣노니
세워진 단두대의 울림조차 이렇듯 둔탁하진 않다
나의 정신은 성문을 파괴하는 무거운 쇠망치를 얻어 맞고
허물어지는 성탑과도 같아라
이 단조로운 충격에 내 몸은 흔들려
어디선가 관에다 서둘려 못질하려고 있는 듯 하다
나는 사랑한다. 네 길다란 눈 그 초록빛을
상냥하고 아름다운 사람이여 이제 내게는 모든것이 흥미없다.
그 어떤 것도 그대의 사랑도 침실도 또한 난로도
해면에서 빛나는 태양보다 낫게 생각되지 않는다.
그래도 상냥한 애정의 사람이여!
역시 나를 사랑해 주오
비록 내가 은혜를 모르는 자요 심술쟁이라도 내 어머니가
되어다오
여인이여 누이 동생이기도 한 사람이여
비록 순식간에 사라지기는 하더라도
석양의 상냥스러움 빛나는 가을의 상냥스러움이 되어 다오
얼마 남지않은 노력! 무덤이 기다리고 있나니
탐욕스러운 무덤이다.
아아! 당신의 무릎에 이마를 기댄 채 나로 하여금
한껏 잠기게 해 다오 백열의 여름을 그리워 하며
만추의 날 그 상냥스러운 황색 광선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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