世界의 名詩.

나의 그림자. 스티븐슨.

별관신사 2016. 3. 3. 07:00

나를 따라서 들고 나는 작을 그림자가 있다.

내가 볼 수 있는 것 이상 그 쓸모는 크다

그는 발꿈치에서 머리까지 나를 빼 닮았다

내가 잠자리에 들면 그도 내 잠자리에 든다


그가 쑥쑥 자라는 것이 아주 재미있다.

성장이 느린 아이들과는 아주 다르다

때로는 탄력있는 공처럼 솟아 오르고

때로는 한껏 작아져 불 수 조차 없게 된다.


그는 아이들이 어떻게 놀아야 하는지 모른다.

모든 방법으로 나를 놀리기만 할 줄 알 뿐이다.

언제나 내 곁에 붙어있는 겁쟁이이다

나라면 유모에게 그렇게 붙어있지 못하리라


어느날 새벽 해도 뜨기 전에

나는 일어나 풀잎에 반짝이는 이슬을 보았다

그러나 게으른 내 그림자는 잠꾸러기여서

집안에 남아서 깊이 잠들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