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키호테는 허구성이 그 작품자체가 되는 소설들
중에서도 최고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골 신사 돈키호테는 기사도 소설을 너무많이
읽은 나머지 그만 머리가 돌아 버린다. 그는 (판지로
만든)갑옷을 입고 (늙다리에 병든 )준마를 타고
기사의 명명(命名)을 받아 모험을 떠난다.
그는 동네 주막의 창녀들을 성에 사는 고귀한 귀부인
들로 도둑놈이나 다름없는 주막 주인을 영주라고
생각하고는 알아들을 수 없는 온갖 고어와 미사여구를
사용하여 일장연설을 늘어 놓은 뒤 완전한 기사 작위를
수여받기 위해 밤새 우물가에서 자신의 갑옷을 지키는
임무를 행한다. 기사도 로맨스의 유쾌한 풍자도
그렇커니와 그때껏 신성시 되어 왔던 각종 종교의
의식들과 봉건사회의 계급구조를 웃음거리로 삼은
것은 당시 유럽에 불기시작한 세속화의 바람을 대변한다.
사실 돈키호테가 내뱉는 장광설의 청중은 소설 속 특정
인물이 아닌 책 밖의 독자이다. 실재로 세르반 테스는
돈키호테에서 독자를 창조해 냄으로써 새로운 소설의
형식을 창조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은 한가하고 할 일 없는 독자들을 위해 쓴 서문으로
시작하여 마지막에서 친구들이 돈키호테가 제정신으로
돌아 오도록 기사도 책을 불사르는 데까지 계속된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수많은 독자들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1615년 세르반테스는 돈키호데의 속편을 발표하게
되는데 여기서 돈키호테는 그 자신이 더이상 책을 읽지
않는 대신 이미 전편을 읽어 그와 그의 종 산쵸판사에
대해 모든것을 알고 있는 독자들에게 읽히는 존재가
된다. 이렇든 이미 다 알고있는 내용과 그 안에서 끊임
없이 읽을 거리를 재 창조해 낸 작가의 힘이야 말로
이 책의 진정한 매력이다.
죽기전에 읽어야 할 책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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