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에 있어 리딩의 토머스는 초서의 갠터버리 이야기
와 쌍벽을 이룬다. 온갖 취향을 충족시키는 요소들 즉
우스꽝스러운 일화 민간의 지혜 환락 간통 살인 여행
운명의 사랑 왕위계승자 간의 세력싸움 교모하게 처벌을
피해 달아나는 도둑들이 빠짐없이 등장하는 것이다.
들로니는 잉글렌드 서부지방에서 온 여섯명의 직조공의
운명을 따라가며 그들의 코믹한 모험과 귀족여인 마가렛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함께 짜넣는다. 마가렛은 몰락한 귀족의
딸로 여섯 직조공 중 한사람의 아내와 함께 일하다가
마침내 왕의 동생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걷보기에는 악의 없는 일화들의 모음이지만 실상 리딩의
토마스는 매우 예리한 사회비평을 담고 있다.
직조공들을 찬양하면서 그들보다 높은 사회적 지위를
가진 이들을 경멸한다. 자비와 덕성을 겸비한 직조공들은
그들만의 긴밀한 사회를 구상하고 있지만 귀족들은
이러한 이상과는 동떨어진 삶을 영위한다.
상류계급 친구들이 그녀를 멀리하자 마가렛은 하층계급이
가장 본받을 만 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녀는 직조공들 틈에서 행복한 삶을 살다가 왕의 동생을
만나 함께 도주하면서 다시 귀족사회로 돌아가게 되지만
결국 파멸을 맞을 뿐이다.
보통 소설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사실 리딩의 토머스는
그 정의를 딱히 정의하기가 애매한 작품이다.
보편적인 통일성이 결여되어 있을 뿐 아니라 어떤 중심
사건이나 주인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문학형식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이야 말로 오히려 현대의 독자들에게
신선하게 다가가는 이유라고 볼 수도 있다.
비록 쓰인것은 4세기 전이지만 그 사고방식만큼은
현대적이기 때문이다.
죽기전에 읽어야 할 책.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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