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진보(古文眞寶)

명비곡.(왕안석 시에 화답함.) 구양수.

별관신사 2015. 12. 9. 04:46

오랑캐들은 완장얹은 말을 집으로 삼고 활 쏘며 사냥하는 것이 풍습인데

그곳 샘물 달고 풀 아름답게 자란 곳 찿아 다니며 일정하게 사는 곳 없고

새 놀라고 짐승 놀라서 뛰면 다투어 말달리며 뒤쫒아 잡는다네

누가 한나라 여인을 오랑캐 남자에게 시집 보냈던가?

바람에 날리는 모래 무정하게도 옥같은 얼굴 치는데

가도 가도 중국 사람은 만날 수 없어

말 위에서 스스로 돌아가고픈 생각 비파곡으로 지어

이리저리 비파줄 뜯으니

어랑캐들도 모든 듣고 역시 탄식하였다네

옥같은 얼굴의 왕소군 휸노 땅으로 흘러가 저 하늘 가에서 죽어 버렸으나

그이 비파곡은 도리어 한나라고 전하여 와서

한나라 궁전에선 다투어 새로운 곡보의 비파 연주하니

그 곡조에 담긴 한 깊어 비파소리 더욱 마음 아프게 하였네

곱고 여린 손의 왕소군 집안의 깊은 방안에 자라

비파를 배웠으되 문밖 출입해 본 일 없어

누런 구름이는 국경을 나가는 길은 알지조차 못했으니

그 곡조가 사람들을 애끓게 할 줄이야 어이 알았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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