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프 톨스토이

모든 사람들은 저들이 상태의 비참함과, 활동의 무의미함을 의식하지

별관신사 2013. 6. 21. 06:58

모든 사람들은 저들이 상태의 비참함과, 활동의 무의미함을 의식하지
못하는 양으로 생각하고 있다. 「저들이 제 정신인가? 내가 내
정신인가?」하고 깨우친 사람은 중얼댄다. 「그러나 모든 세상의 뭇

사람들이 모두 제 정신을 잃고 있을 리 없으므로 아마 내가 미쳤을 거야.
그러나 그럴 리 없다. 내게 이 일을 타일러주는 합리적 자아(自我),
이것이 미칠 리 없다. 그로 하여금 전 세계 앞에 오직 한 사람에게 하라.
그러나 나는 그를 믿지 않을 수 없다.」

이와 같이하여 인간은 그의 영혼을 찢어버리는 두려운 문제를 가슴 속에
품은 채 전 세계에 오직 한 사람의 자기를 의식한다. 그리고 또 살아가야
한다.
하나의 자아(自我), 그의 인격(人格)은 그에게 살라고 명령한다. 그러나
다른 자아, 그의 이성(異性)은 말한다. ―「살수는 없다」고.

인간은 자기가 두 조각으로 찢어졌음을 느낀다. 이 분열은 괴롭게도
그의 영혼을 못살게 군다.
그리고 이 분열과 고뇌의 원인이 그에게는 그의 이성인 것같이
여겨진다.

이성, 인간의 생활을 위해서 없어서는 안될 최고 능력인 이성, 그를
파괴하는 자연의 힘 속에서 벌거숭이며 의지할 곳 없는 인간인 그에게
생존의 방법과 향락의 방법을 주는 이성―그러나 이 이성이야말로 때로는
그의 생활을 해치고 있는 것이다.

그를 에워싼 전 세계의 갖가지 종류의 생물 사이에서는 이들 생물의
특유한 능력이 저들에게는 필요하고 저들 모두에 공통적이며, 저들의
행복을 촉진시키는 것이다. 식물 곤충 및 짐승은 제각기 법칙에 따라서
행복하고 기쁨에 찬 평온한 생활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보라. 인간에

있어서는 이 최고 능력이 (그의 본성의 일부분인 그것이) 그의 내부에
대단히 괴로운 상태를 일으키므로 인간은 가끔―근래에 이르러서는 더욱더
흔히―현대에 이르러서는 최고 이성의 의식에 의하여 야기된 번거로운

내적 모순의 긴장에서 벗어나고 싶은 나머지 지극히 어려운 도(道)에
다다른 것인, 생명의 이은 틈을 풀어서 스스로의 목숨을 끊는 일을 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