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벳의 삶과 죽음을 바라보는 눈.

바르도 환영의 심리학.

별관신사 2013. 8. 7. 01:07

티벳 사자의 서에 등장하는 각각의 신들은 분명한 심리학적 의미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미 앞에서 말했듯이 사후의 중간상태에서
사자에게 나타는 현상들은 실재로 존재하는 환영들이 아니라 사자의 마음속에

담긴 생각들이 투영된것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바꿔말하면 그것들은
사후세계의 꿈속에서 사자가 가진 심리적 충동들이 인격화되어 나타나는 현상들인
것이다. 먼저 평화의 신들은 사자의 가슴에 담긴 인간의 고귀한 감정이 인격화

되어 나타나는 형상들이다. 그것들이 맨먼저 나타는 것은 가슴에서 나오는 충동이
머리에서 나오는 충동보다 앞서기 때문이다. 이것들은 방금 인간세계와 관계가 단절
된 사자에게 평화적인 측면에서 영향을 주고 통제하기 위해서 나타난다.

사자는 친구와 친척들을 뒤에 남겨둔채 원하던 일을 끝내지도 못하고 욕망을 성취
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떠났다. 그리고 대개의 경우 영적 깨달음을 위해 인간육체를
되찿으려는 강렬한 바람을 품게 된다. 그는 이미 자기에게 주어졌던 기회를 놓쳐

버렸던 것이다. 그러나 모든 심리적 충동과 바람들 보다도 카르마가 전적으로
우선한다. 그는 무엇보다도 자신이 쌓은 카르마의 지배를 받는 것이다. 그리고 만일
카르마 때문에 그가 처번째 단계들에서 영원한 자유에 이를 수 있는 운명이

아니라면 그는 다음단계들로 떨어져 방황하게 되는데 여기서는 가슴의 충동이
머리의 충동에게 자리를 양보한다..평화의 신들이 사자의 감정이 인격화된
것인데 반해 분노의 신들은 이성이 인격화된 모습들이다. 이것들은 사자의 머리로

부터 나온다. 가슴에서 일어나는 충동이 머리의 충동에 이성으로 탈바꿈하듯이
분노의 신들은 평화의 신들이 탈바꿈한 모습이다..가슴에서 나오는 고귀한 충동들이
물러나고 이성으로 활동함에 따라 사자는 자신이 처한 상태를 더욱 깨닫기 시작한다.

티벳 사자의 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