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별 점점 사라지고 봄날의 구름 나직히 날 때
백설조 짹짹 우는 소리 들리기 시작하네
꽃가지 하늘에 그득하니 몸둘 곳을 알지 못하는 듯 하고
많은 꽃 흔들어 붉은 비 오듯 꽃잎 떨어지게 하네
생황이 갖가지 소리 내듯 우는 소리 다양하니
꾀꼬리도 소리 죽이고 제비도 조용하네
동녁에 아침해 떠오르니
바람 맞아 그림자 희롱하는 게 자신을 뽐내는 듯하네
몇번 우는 소리 다하기 전에 또 날아가 버리어
어디에서 만나게 되는가 하니 푸른 버드나무 자란 길이네
날렵하게 이리저리 날아 다니며 사람을 즐겁게 하는 듯 하지만
마음은 하나인데 혀로는 백가지 소리 내니 얼마나 요란한가
술 취하여 얼굴 붉은 협기있는 젊은이 노래 멈추고 듣고
옥 귀장식 떨어뜨린 아름다운 여자는 잠결에 듣는다네
사랑스런 봄빛은 언제나 다하려나
그 누가 백설조 처럼 옷다갔다 하다가 매나 새매 피할 수 있겠는가?
한나라 정위인 적공이 그물을 쳐 놓았다 해도 자신은 상관없다 하고
진나라 반악이 탄궁을 들고 있다 해도 자기를 손상 시킬까 마음쓰는 일 없네
하늘이 낳은 새의 무리 중 그대는 얼마나 미세한 존재인가?
그러나 혀끝만 가지로 변화시키며 봄빛을 타고 있구려
그러나 남쪽의 주작이 여름 몰고 다니는 날이면
조용히 소리도 못내고 쑥대 밑으로 날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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