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옛날 서한의 전성시대를
분음에서 땅의 신을 천자가 친히 제사 지냈는데
재궁에 머물러 자면서 재계 음식만들어 올리게 하여 들고
종 치고 북 울리며 새깃 꼿은 깃대 세웠네
한 왕실 5대는 재능이 있고도 영웅다웠으니
모든 신령들 받들어 모시고 모든 오랑캐들 복종시켰네
한 무제는 백량대에서 시를 읇던 성대한 잔치를 끝내고
조서를 내린 다음 천자의 수레 내어 하동으로 납시었네
하동태수는 친히 후토사를 소개한 다음
지존 받들어 마중하여 천자의 수레 인도하였는데
오영의 장교들 늘어서서 의용가 호의를 맡고
삼하 사람들은 모두 구경나와 동리를 비웠었네
정문으로 돌아와 머물며 신령 모시는 곳에 내려와
향 피우고 맑은 술 올리며 여러가지 복을 비는데
금솥의 음식 올리니 매우 휘황하고
신령께서는 번쩍번쩍 상서로운 밫 발산하네
옥 묻고 재물 늘어 놓고 신령께 제를 다 올리고
지휘기 들고 말 몰아 수레타고 나가셨네
그 분수의 물굽이는 매우 놀이하기 좋은 곳이라
목란으로 노 만들고 계수나무로 만들 배 타고서
도가 가늘레 읇조리며 채식의 배를 띄우니
퉁소와 북소리 슬프게 울리고 가을 하늘에 흰구름만 떠갔네
즐거운 잔치 무르익자 제후들에게 상을 내리시고
집집마다 다시 우주를 내려 주셨네
천자의 명성 밝게 하늘을 감동시키고 신령까지 즐겁게 해드리니
천년 만년 남산처럼 수하실 것일세
그러나 천자께서 진관향해 떠난 이후로
천자의 수레는 다시 돌아오지 못하였네
구슬발과 깃털장막 속은 언제나 적막하기만 하니
정호의 용수염 같은것에 어찌 매달릴꼬
천년두고 사람들이 공들일 일 하루 아침에 허사되니
온 세계 한 집안 만들려던 일 이에 궁해졌네
영운 호걸의 의기 지금은 어디에 있는가
제사 지내던 곳이며 궁정이며 모두 쑥대로 덮혔네
길에서 늙은 노인 만나 길게 탄식하니
세상일은 돌고 돌아 예측할 수 없는 것이어서
옛날에 기생집에서 어울려 노래하고 춤 추었는데
오늘은 누런 먼지 덮어쓰고 싸리와 가시나무에 싸여 있네
눈 가득히 보이는 산과 내도 옷깃을 눈물로 젖게 하니
부귀영화는 얼마나 오래 갈 수 있는건가?
지금은 분수가에
오직 해마다 가을이면 기러기나 날고 있음을 보지 못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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