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진보(古文眞寶)

오늘 저녁. 두보.

별관신사 2015. 11. 8. 16:38

오늘 저녁은 어떤 저녁인고 하니 한해가 지나가는 저녁이라

밤은 길고 촟불은 밝아 외로히 지낼 수 없는데

함양의 여관에는 하나도 할 일이라곤 없어

서로 모여 투전하며 즐기고 놀게 되었네

남을 이기려는 둣 크게 오백이라 소리치며

옷통벗고 맨발고 하지만 효나 노는 잘 이루어지지 않네

영웅도 때에 따라라서는 역시 이처럼 놀아야 하니

우연히 만난 친구들과 이랗게 밤 보냄이 어찌 좋은 생각이 아니겠는가

그대는 옛날 유의의 벼슬 못했을 적에 본시부터 지녔던 소원을 비웃지 말게나

집안에 몇섬의 곡식도 없으면서 놀음에 백만섬을 걸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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