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여
어디든 가서 닿기만 해라
허공에 태어나
수많은 촉수를 뻗어 휘젖는
사랑이여
어디는 가서 닿기만 해라
가서 불이 될
온몸을 태워서
찬란한 한점의 섬광이 될
어디든 가서 닿기만 해라
빛깔이 없어 보이질 않고
모형이 없어 만져지지 않아
서럽게 떠도는 사랑이여
무엇으로 태어나기 위하여
선명한 모형을 빛어
다시 태어나기 위하여
사랑이여
어디는 가서 닿기만 해라
가서 불이 되어라.
문효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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