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슈나무르티: 여러분은 자기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고 있지요? 거울에 비치는 자신의
얼굴을 자주 보았을 테니까요. 여러분을 샅샅이 비춰볼 수 있는 거울이 있습니다. 얼굴뿐만이
아닙니다. 여러분이 하는 생각, 느낌, 의도, 욕심, 충동과 공포까지 비추는 거울이 있습니다. 이
거울이 바로 관계의 거울이라는 것입니다. 여러분과 부모님들, 여러분과 선생님들, 여러분과
강, 땅, 여러분과 여러분 생각의 관계, 이 관계를 비추어 주는 거울입니다. 관계는 거울입니다. 이거울을 통해 여러분은 자신을 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보는 모습이 아니라, 여러분 그대로
의모습을 비추어 주는 거울입니다. 보통 거울을 들여다볼 때는, 근사한 모습이 나타났으면 좋겠다고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불가능한 얘기지요. 거울은 우리의 얼굴을 있는 그대로 비춥니다. 그래서우리는 우리 자신을 속일 수가 없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남과의 관계에서 생기는,
관계의 거울을 통해 우리의 모습 그대로를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남을 어떤 식으로 대하는지,
이 관계의 거울에는 그대로 나타납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줄 수 있는 사람에게는
공손하게 말하고 있을 것입니다. 줄 수 없는 사람에게는 되는대로, 혹은 얕잡아보는 듯한 말투
를쓰고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두려워하는 사람에게만 관심을 기울이고 있을 것입니다.
중요한 사람이 들어오면 일어서지만, 하인이 들어오면 본 체도 안 할 것입니다. 이 관계의 거울을들여다보면, 우리가 사람을 존경한다는 게 얼마나 위선적인 것인가를 알 수 있습니다. 이 거
울속에서 우리들 자신과, 나무, 새, 관념, 그리고 책과의 관계를 알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이 세상의 학위라는 학위는 다 땄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정체를 알지
못하면 여러분은 그렇게 멍청한 사람일 수가 없습니다. 자신을 알게 하는 것, 이것이 바로 교육
의목적입니다. 자기에 대한 인식 없이, 그저 시험에 대비해서 배우고 쓰는 것은 참 웃기는 인생일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바가바드 기타, 우파니샤드, 코란 혹은 성경을 줄줄 인용할 수 있을 지도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자신을 모르고 있다면 흉내나 내는 앵무새와 다를 게 없습니다.
반면, 아무리 하찮은 것이라도 자기 자신을 알기 시작할 때 여러분은 엄청난 독창성을 구사할 수있게 됩니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 - 탐욕스럽고, 호전적이고, 선병질적이고, 질투가 많고,
우둔하더라도 이런 자신을 볼 수 있게 된다면 이건 대단한 발견일 수 있습니다. 바꾸려 하지
않고 사실을 사실 그대로 본다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본다면 여러분은 여기에서 엄청난
계시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여러분의 사고는 끝없이 깊어갑니다. 왜? 자기 인식에는
끝이 없기 때문이지요.
이 자기 인식을 통하여 여러분은 신이 무엇인지, 진리가 무엇인지, 시간을 초월한 상태가
무엇인지도 알아낼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선생님들은, '자기' 선생님으로부터 배운 지식을
여러분에게 전수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 지식으로 시험에 합격하고, 학위를 따는 등등의 일
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거울을 보고 자기 얼굴을 알 듯이, 자신을 들여다보고 자신을 알지
못하면 여러분의 지식은 아무 의미도 갖지 못합니다. 아무리 유식해도 자신을 모르는 사람은
무식장이입니다. 이런 이들은 사고가 무엇인지 인생이 무엇인지 알지 못합니다. 교육자들이
교육받아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교육자들도 배움을 통해 마음과 생각의 작용을 알아야한다는 뜻입니다. 관계의 거울에 비친 자신을 정확하게 볼 수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자기
인식은 지혜의 시발점입니다. 자기 인식 안에 우주가 있습니다. 자기 인식은 인간의 모든 갈등을두루 싸안습니다.
'크리슈나무르티.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기 모순을 안고서야 어떻게 동시에 존재하고 함께 할 수가 있습니까? (0) | 2014.04.28 |
---|---|
가르쳐 주는 분이 없는데도 우리는 자기 인식에 이를 수 있습니까? (0) | 2014.04.27 |
어떻게 하면 걱정거리를 없애 버릴 수 있습니까, 그 걱정거리를 피해 갈 수도 없는데요? (0) | 2014.04.26 |
협력과 부담 (0) | 2014.04.25 |
우리는 왜 명성을 좇습니까? (0) | 2014.04.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