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사는 삶 속에서는 고독이 거의 없다. 우리가 혼자 있을 때조차도 우리의 삶은
그 많은 영향, 그 많은 지식, 그 많은 체험의 많은 기억들, 그다지도 많은 불만, 불행, 갈등들로
붐비는 나머지 우리의 마음은 점점 더 무디어지고, 무감각해지고, 단조롭게 반복되는 틀에
박힌 일 속에서 기능하게 된다. 우리는 도대체 홀로인가? 아니면 우리는 어제의 모든 짐들을
짊어지고 있는가?
무척 근사한 얘기가 있는데, 두 수도사가 마을에서 마을로 다니다가 강 둑에서 울며 앉아
있는 한 아가씨를 만났다. 그래서 그중 한 수도사가 그녀에게 가서 <자매여, 왜 울고
있읍니까> 하고 말한다. 그녀는 <강 건너 저 집 보이시지요? 저는 오늘 새벽에 저 강을
걸어서 건너왔는데, 지금은 물이 불어서 되돌아갈 수가 없어요. 배도 없구요> 하고 말한다.
수도사는 <아, 그거 전혀 걱정할 거 없어요> 말하고는, 그녀를 안아 올려 강을 건너가서
그쪽 강변에 내려 놓는다. 그러고 나서 두 수도사는 계속 길을 간다. 두어 시간이 지난 뒤에
다른 수도사가 <우리는 여자와 절대로 접촉하지 않겠다고 서약했다. 그대가 한 일은 무서운
죄이다. 여자를 만지면서 그대는 쾌락이나 흥분을 느끼지 않았는가?>하고 말했다. 그러자 다른
수도사가 대답했다. <나는 두 시간 전에 그녀를 내려 놓았다. 그대는 아직도 그녀를 짊어지고
오는구나, 그렇지 않은가?>
그게 우리가 하는 바이다. 우리는 언제나 짐을 지고 다닌다-우리는 짐들에 대해서 결코
무심해지지 못하며, 그것을 어디에 놔둔 채 잊어비리지 못한다. 오직 우리가 어떤 문제에 대해
완전한 주의를 기울이고 그것을 즉각적으로 해결할 때에만-즉 그것을 다음 날이나 다음
순간으로 옮겨오지 않을 때에만-고독이 있다. 그러면, 우리가 붐비는 집 속에 살거나 버스
속에 있을 때조차도 우리는 고독을 지닌다. 그리고 그 고독은 새로운 마음, 천진한 마음을
암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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