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적 믿음. 즉 신앙이 절대적이며 무조건적인데
반하여 지각적 또는 과학적 믿음은 상대적이고
잠정적이며 종교에서의 신앙이 결정적인데 반하여
자각적 또는 과학적 믿음인 인식은 잠정적이다.
뉴턴의 물리학이 과학적 믿음이였던 것은 그것이
아인슈타인에 의해서 반증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며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 과학적 믿음인
것은 그 믿음이 언젠가는 역시 반증될 수 있는 가능성
을 갖고 따라서 잠정적 진리임을 전제하는 점에 있다.
종교적 교리를 흔히 도그마(dogma)라고 부른다.종교적
신앙이 전제하는 진리가 독단적 즉 전혀 검토나 비판의
여지가 없이 절대적 무조건적이라는 뜻이며 종교적
신앙의 이러한 도그마적 성격에 의해서 종교적 신앙은
과학적 믿음과는 근본적으로 그 성격을 달리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신종교적 믿음의 본질 즉 신앙의
본질은 파스칼 혹은 칸트에 의해서 보다 키르케고르에
의해서 보다 옳게 파악됐다. 키르케고르는 신앙이 도저히
지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무조건적 아니 맹목적 행위이며
절대적 결단임을 역설한다. 종교적 신앙은 아브라함에서
가장 뚜렸한 예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애지중지하는
외아들 이삭을 아무런 이유도 없이 희생시켜 제물로
바치라는 신의 명령 여태까지 그가 알아왔고 생각할 수
있는 신의 뜻과 너무나도 어긋나는 신의 명령 도덕적인
견지에서도 도저히 상상할 수 없이 가혹한 악이였지만
아브라함은 끝까지 신을 믿고 그 신의 명령에 절대성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고 신의 명령에 따라 아들을 희생의
제물로 바치기를 거역하지 않았던 것이다.
아브라함은 신의 뜻이 그렇게 가혹했는데도 불구하고
신의 명령을 전혀 이해할 수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신의 명령을 따랐던 것이다.
이처럼 아브라함의 행위는 신앙의 절대성 무조건성
모든 지적 검토를 초월하는 성격을 초월하는 성격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아브라함의 그와 같은 행위는
신앙의 본질즉 신앙이라는 믿음이 지각적 믿음이나
과학적 믿음이나 철학적 믿음과 근본적으로 그 성격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절대적 무조건성이 신앙의 본질이며 이러한 점에서
신앙은 보통 인식과는 근본적으로 구별되고 또 이런
점에서 종교적 진리는 비종교적 진리와 전혀 비교
조차도 될 수 없이 그 성질이 다르다.
종교와 윤리 강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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