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통도사에 부침니다.

별관신사 2012. 10. 25. 08:00

어제는 따뜻하고 이름답고 매우 기분이 좋은 날이였습니다.
그래서 이틀전에 약속하였던 친구 내외분과 함께 통도사 뒷편에
있는 유명한 산 영축산으로 등산을 가기로 하고 아침일찍

준비를 하고 출발하였습니다. 기분좋은 하루의 출발이였습니다.
승용차로 통도사 입구에 도착하여 지산마을로 가서 영축산으로
올라가기로 하고 평소에 가끔씩 다니던 길로 오르기 위하여

산을 접어들려고 하는데 어떤 사람이 갑자기 나와서 그곳은 통
도사 절땅이니 다른곳으로 올라가라고 하여 딴길로 올라갔습
니다. 그 사람은 통도사 사찰의 땅을 관리하고 경비하는

통도사에서 고용된 토지 관리인이였습니다. 한바탕 시비를 하고
픈 심정이였으나 어쨋던 자기땅으로 지나가지 말라고 하니 내땅
이 아닌바에야 시비를 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고 딴길로 등산을

무사히 마치기는 하였습니다. 그러나 하산하는 길에 극락암쪽
에서 지산리 쪽으로 내려오는 그 넓은 대지가 통도사 소유임을
알리는 팻말이 곳곳에 붙어있더군요. 더욱 가관인것은

거기에다 전기가 통하는 줄을 설치하고 "여기는 전기가 흐르고
있으니 침입하지 마십시요" 하는 경고문은 설치해 놨다는 것입
이다. 통도사의 관계스님! 어떻게 생각하셨습니까?

이곳은 내땅이니 아무나 지나가면 안된다고 생각하셨습니까?
내 땅위로 나의 허락도 없이 아무나 지나가면 기분이 언짢을 수
도 있을 것 같습니다. 스님 그렇게 생각하셨습니까?

설마 그렇게까지 야박한 생각을 하시지는 않으셨겠지요? 통도사
의 그런 처사는 우리 어리석은 중생들의 많은 지탄을 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같은 일반 서민들은 자기땅으로 (길이 있으면)

사람이 자나가는 걸 막지 아니합니다. 그리고 우리같은 서민들
은 길없는 곳에 길을 만들어 사람들이 편리하게 출입을 도우고
길보시를 한다고 마음 뿌듯하게 생각합니다.

이곳은 전기가 흐르고 있으니 접근을 급합니다. 이지역은 통도사
소유의 땅입니다. 라는 경고문은 아무리 이해 할려고 해도 그것
은 너무 야박하고 이해할 수 없는 처사인것 같습니다.

불교에서는 재물에 탐닉하는 것을 경계합니다. 그것은 고통을
수반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붓다는 지금도 버리고 비우라고
가르칩니다. 소유욕은 자기를 얽어매는 결박의 원인이 된다고

합니다. 불교의 自利利他의 정신은 먼져 자신을 수행하여 이익되
게 하고 타의 이익을 구하라는 애기로 압니다. 내것이라는 마음
에는 자신을 결박하는 요인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스님. 영축산의 그 넓은 자락을 휘감고 도는 그 넓은 땅이 통도
사의 소유입니까? 그래서 통도사는 행복합니까? 통도사는 그 넓
은 소유의 땅으로 인하여 심사를 어지럽힐 것입니다.

그땅에 짜꾸만 무엇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을
것입니다. 그 땅에 무슨 사업을 할까. 절을 더 지을까? 아무튼
그 넓은 땅을 소유하고 있는 한 통도사는 거기에 무엇을 하고픈

욕구에 시달려야 할 것이고 그 땅을 누가 침범하고 있는지 경계
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등산로를 없애고 전기가 통하는 장애
물을 설치한 것이 아닙니까? 스님네들 저는 오늘 감히 충고를

하고자 합니다. 사찰의 모든 것들은 스님네들의 소유가 아님을
깨우치십시요. 모든 중생들의 하나같은 보시의작은 마음들이
모여서 이루어진 실로 아름다운 마음들이 축적되어 있는

것입니다. 단지 그 관리를 스님네들이 맡고 있다고 해야 옳을
것입니다. 그러면 이글을 쓰는 저도 그 범주에 속하는 한사람
입니다. 그런 자격으로 저는 오늘 감히 이글을 올리는 것입니다.

어느 한 스님께서 통도사의 그 넓은 땅이 내것이라고 생각한다
면 스님은 단 한발자국도 그곳을 떠나지 못하는 노예입니다.
그 땅을 지켜야 할 테니까요. 그 많은 재산을 지켜야 할 테니까요.

땅은 도망가지 않습니다.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부동입니다.
사람들이 다닌다고 해서 닳아 없어지지도 않습니다. 그땅에
울타리를 치는 행위는 자신의 마음에 울타리를 치는것과 같습

니다. 거기에 경계선을 만드는 것은 마음에 경계선을 가지고 있
다는 애기입니다. 스님 그 마음의 경계선을 허물어야 합니다.
자기의 마음의 경계선을 허물지 못하면 이 세상은 경계에 부딫

쳐 괴로움과 부자유의 세상입니다. 그 에고를 버리십시요.
그것이 자신의 비움이고 붓다의 길일 것입니다. 우리 중생들을
앞서 스님 여러분들께서 솔선하고 실천해야할 것입니다.

땅에 울타리를 치는 행위는 통도사 절마당에 울타리를 치는것과
다를 바 없을 것입니다. 오늘 이 어리석은 중생은 감히 통도사에
이글을 올립니다. 용서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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