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쪽 변방으로 귀양가며. 윤선도. 미친듯 소리치고 목놓아 울어 봐도 남아의 지기는 펴기 어렵네 해 저무니 가마귀떼 어지러이 날고 북변의 찬 서리에 울고가는 외기러기 천리 밖 나그네는 세모에 놀라는데 이 곳의 백성들은 하늘을 두려워 하네 차라리 눈이 멀고 귀까지 먹어서 시골에 돌아가 이 생을 마쳤으면 우리 옛시. 2015.02.13
심양의 옥중에서. 최명길. 조용히 뭇 움직임 보고 있으면 진리는 뚜렷하게 빛이 나는 법 끊는 물과 얼음은 모두 물이요 갖옷과 베옷 또한 옷이 아니라 일이야 때에 따라 다르다 해도 마음이야 어찌 도와 어긋나랴 그대도 이 이치를 깨쳤으리니 묵묵히 천기를 지켜 가세나. 우리 옛시. 2015.02.12
귀양길에 신백거의 집을 지나며. 이경여. 천리 강남 곳곳에 꽃이 피는데 어여뻐라 외로운 배에 어리는 매화 지금은 달이 돋는 산기슭 길로 부끄러이 그대 집을 지나쳐 가네. 우리 옛시. 2015.02.12
새로 온 제비. 이식. 유유한 세상 만사 웃어 버리고 봄비 오는 초당에 사립을 닫네 뜻밖에도 주렴 밖에 새로 온 제비 한가한 사람에게 시비를 거는 듯. 우리 옛시. 2015.02.11
심양으로 부치는 편지. 김유, 오시겠다 약속한 님 어찌하여 늧으실까 뜰안에 매화 꽃 다 지려하네 갑자기 가지 위 까치 소리에 거울 속 눈썹만 괜히 그렸네. 우리 옛시. 2015.02.09
노래소리 들으며 . 이안눌. 강가에서 그 누가 미인곡을 부르는가 강물에는 배 한척 분 달도 지려 하는데 애닯게도 임 그리는 무한한 뜻을 세상에선 오로지 여랑(女郞) 만이 알리라. 우리 옛시. 2015.02.08
서재에 묻혀. 이민성. 명리를 다투어 무얼 하려나 산림에 묻혀 마음을 살찌우리 인적 끊인 섬돌에 참새가 지저귀고 죽창에 해 기울면 누워서 책을 보네. 우리 옛시. 2015.02.06